1969년 격추된 미 정찰기 탑승자의 아내


할로윈 데이라고 동네가 다 떠들썩하다. 할로윈이라고 해봤자 난 할것도 없고 코스튬도 없어서 그냥 학교에서 학생들이 만든 귀신의 집이나 놀러가려고 한국인 친구들과 줄 서있었다. 줄 서서 이리지껄 저리지껄 왁자지껄 떠들고 있었는데 어떤 마녀복장을한 나이 많으신 백인 여자분이 어디서 왔느냐고 말을 건다. 그러자 한국인, 특히 북한이 아닌 남한이라고 대답을 했더니 그거 참 좋다고 하셨다. 난 사실 누가 나에게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면 북한이 아닌 남한이라고 강조를 하는 편이다. 그러면 이 미국인 친구들을 북한이 아니란데서 왜 그런지 재미를 느끼는듯 하며 북한에 관심을 갖고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한다. 아무튼, 그 여자분은 한국인을 정말로 싫어했단다. 1969년에 동해상에서 미군 정찰기를 북한에서 격추시킨 일이 있었는데 그 남편분이 그 비행기에 탑승자였다는 것이었다. 그래서 모든 한국인을 싫어했는데 나중에 한국인 학생을 하나 만났다고 했다. 그 한국인 학생은 자기의 말을 모두 공책에 빠짐없이 받아 적었고 첫번째 시험에서 100점을 맞았단다. 그래서 속으로 굉장히 괘씸해 하면서 다음 시험을 봤는데 그 학생이 또 100점을 맞았기에 다음번 시험엔 다른 학생과 다른 시험지를 줘 문제를 풀게 시켰더니 99점을 맞았더란다. 그래서 더더욱 괘씸하여 문제를 이상하게 만들어 줬더니 98점을 받았고 나중에 그 학생이 공책에 자기의 말을 끊임없이 적어두는걸 보고서 뭐하느냐고 물었고 학생이 "선생님의 말씀을 모두 받아적고 있습니다" 라면서 한국어로 해석한걸 적고 다시 그걸 영어로 적은것을 보여주더라는 것이었다. 그 이후에 그 분이 가졌던 한국인에 대한 인식이 변했고 그 인식의 변화가 자신의 삶 전체를 바꿨다고 했었다.

 

 일단은 별 이야기 아닐 수 없지만 1969년에 미국 정찰기 한대가 북한 전투기에 격추된 사건이 있었다. 참으로 크나큰 사건이었을 것이다. 갑자기 1969년에 있었다던 그 사건이 생각나면서 난 그 분에게 말했었다. "역사적인 사건에 연관된 분의 가족을 만나다니 저의 영광이 아닐 수 없습니다"라고 하자 그 여자분, 내게 악수를 청하시며 "나 역시 너를 만나 좋구나"라고 말하며 즐거운 시간 보내라고 하셨다. 고등학교에서 선생님을 하다가 은퇴하셨다는 이분을 만난거 그냥 지나가던 수 많은 사람중에 하나지만 고등학교 윤리시간에나 들었던, 정치시간에나 들었던 이 사건의 가족을 만나다니 나에게는 참 좋은 경험이 아닐 수 없었다.

by 나무귀신 | 2009/11/01 10:52 | in the U.S.A | 트랙백 | 덧글(2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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Commented by 히읗 at 2009/11/02 02:28
* 1969년 동해상공에서 있었던 EC-121 정찰기 격추사건......그때 미 정찰기가 미그기에 의해 격추돼 미군 31명이 사망했다.

* EC 121 정찰기격추사건 : 1969년 4월 15일, 미군전자정찰기 EC 121이 북한 영공을 침범하여 불법 정찰활동을 감행하던 도중 긴급 출동한 북한 요격기 MIG 21로부터 발사된 공대공 미사일에 맞아 격추 된 사건


인터넷 검색 결과가 그렇군요,
Commented by 나무귀신 at 2009/11/02 11:39
네 저도 정찰기 기종이나 그런건 모르고 그냥 그런 사건이 있었다고 윤리시간에 배웠었던 기억이 납니다.

나중에 어떤 책을 읽어보니 그 당시에 동해상에는 북한 공군기지가 없어서 미국정찰기가 마음놓고 활동을 했었는데 북한이 그걸 알고서 미그기를 분해해서 기차로 싣고 동해쪽으로 가서 조립해서 출격을 시켰다는 말이 있더군요..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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